2024. 8. 1. 23:13ㆍ유럽/프랑스
요즘 사람들끼리 모였을 때 가장 큰 화제는 누가 뭐래도 올림픽입니다. 프랑스 파리올림픽이 현재 진행 중에 있는데요, 우리나라 선수들의 훌륭한 성적도 화제이지만 파리올림픽하면 떠올리는 또다른 토픽이 있습니다. 바로 개막식입니다.
파리올림픽 논란으로 보는 프랑스인들의 사고방식
바로 pc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모두를 포용하겠다는 프랑스 공화국의 의지를 드러낸건지는 몰라도, 한국에서 볼때는 퀴어축제나 다름없는 트랜스젠더들을 배치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죠.
이를 두고 한국에서는 반발이 엄청 큰데요, 사실 프랑스에서도 어느정도 반발이 있기는 합니다. 특히 종교계에서 최후의 만찬을 이런 식으로 패러디해서 종교계를 모욕했다는 비판을 했습니다.
이에 올림픽 조직위는 개막식 영상을 일단 공식 사이트에서 내리고 사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하지만 개막식 예술감독인 "토마 졸리"는 "종교계를 모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하면서도 "프랑스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나는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인 커다란 다양성 속에 모두를 포용하려는 의도였다."라고 해명했는데요,
여기에서 우리는 몇가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1. 도대체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가 왜 커다란 다양성이라는 걸까?
2. 그놈의 자유가 뭐길래 프랑스 사람들은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이 상황에서도 강조하는 걸까?
오늘은 프랑스의 역사를 조금 보면서, 이러한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가 왜 생겼는지에 대해 알아볼 것입니다.
프랑스 국가이념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
자유, 평등, 박애
프랑스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문구이죠.
이 사진도 여러분들 언제쯤 한번 봤을 겁니다.
우리가 프랑스 하면 늘 나폴레옹이 등장했던 첫 혁명인 1789년 혁명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프랑스에서 1789년 혁명은 중요하긴 한데, 나중에 나올 두 개의 혁명에 비해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혁명을 뽑으라고 하면, 100이면 100 사람들은 이 두 가지 혁명을 떠올립니다.
1. 1830년 7월 혁명, 1848년 2월 혁명
2. 1968년 68 혁명
우리가 늘 보는 이 사진은 1830년 7월 혁명 때 사진이에요. 나폴레옹 당시 혁명과는 관련이 없는 사진입니다.
그럼 왜 7월, 2월 혁명이 중요한가요?
사실, 나폴레옹이 황제까지 올랐던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그 이후 나폴레옹이 지면서 프랑스 대혁명(1789년)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는 빈 체제를 가지게 되는데, 이때 프랑스에도 다시 왕이 세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7월 혁명, 그리고 2월 혁명을 통해 프랑스 사람들은 국가의 주인이 왕이 아닌,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 된다는 공화국 체제를 확립하게 되었어요.
이것을 프랑스 사람들은 계급제에서 해방, 왕의 억압에서 자유를 얻었다고 해석을 했지요.
프랑스 사람들은 자유를 진짜, 진짜, 엄청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의 정서를 이야기하라고 하면 보통 "한"같은 것을 이야기하잖아요?
프랑스 사람들의 정서를 이야기하라고 하면 보통 "자유"입니다.
그래서 7월, 2월 혁명을 프랑스 사람들은 가장 많이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왜냐하면 왕정으로부터 내려오는 체제적 억압에서 자유를 얻은 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시민들이 스스로 시위를 통해 쟁취해서요.
1968년에 발생한 68 혁명은 왜 프랑스 사람들에게 중요할까?
그리고 나서 시간이 100년 넘게 지나 샤를 드골 정권 아래의 프랑스에 오셨습니다.
2차 세계대전 전쟁영웅이었던 드골은 1959년부터 대통령으로 취임해서 프랑스 과거사(독일 전범 관련)청산, 독자적인 외교정책, 핵무기 개발 등으로 초기에는 인기가 많았어요.
이 당시까지만 해도, 프랑스에서는
- 몇 살에는 ~~~를 해야지.
- 이나이때는 이런 생각을 가져야지.
- 가톨릭을 믿지 않으면 옳지 않은 사람이야
- 국가의 이득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행동하자
등의 권위주의적이고, 애국주의적이며, 종교적인 문화가 강한 나라였어요.
하지만, 이 당시 전세계적으로 "히피 문화"라는 유행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나게 됩니다.
히피 문화가 뭔가요?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반문화 운동으로, 주류 사회의 규범과 가치에 도전하고 평화, 사랑, 자유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에 의해 주도되었어요. 지금도 "힙스터" 등으로 아직 남아있는 문화입니다.
이 문화가 처음 생긴게 1960년대였던 거에요.
이 젊은이들에게 드골(애초에 드골이 파시즘이 강했다고 많이 평가를 받긴 합니다만)의 권위주의적인 정책들이 너무 맞지 않아서 시위를 한거에요.
드골은 이것을 강제로 진압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죽게되자, 전국민적으로 파리 전체를 마비시키고 온 국민이 일어나서 "개인 정서에 대한 자유"를 달라고 시위를 일으키게 되어요.
결국 이 사건으로 드골은 인기를 잃고 다음 선거에서 물러나게 되고,
프랑스 사람들은 68 혁명 이후로 "개인의 행동, 정서에 국가가 간섭할 수 없다"라는 인식이 강하게 생기게 돼요.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은 서로의 의견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지 않고,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 문화가 많이 발달하게 됩니다. 막 몇 시간씩 떠들고 그래요 카페에서 모르는 사람끼리
교육적으로도, 아이들이 어떤 사상을 가지든 국가가 크게 터치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생기게 됩니다. 이러면서 프랑스에서는 한국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빡센(?) 사상들도 수용되기 시작해요.
국가 체제로서의 자유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자유도 얻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프랑스
이 2가지 혁명으로 인해, 프랑스 사람들은 국가의 주인이기도 하면서, 국민 정서 자체가 누구의 사상을 강요하지 않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게 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해요. 자신들이 시위를 통해 스스로 쟁취한 권리라고 생각하거든요.
프랑스에서 정치인에게 아무리 불륜같은, 아니면 그 이상의 사생활(사생아 등) 스캔들이 있어도, 크게 여의치 않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사생활이라 터치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지간히 큰 스캔들 아니면 뭐라 안합니다. 정치 못하면 욕먹긴 하지만요.
프랑스에서 대통령이 긴급상황이 발생해도 휴가에서 돌아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프랑스 대통령도 프랑스 국민 중 한 명으로 프랑스인이라면 마땅히 즐겨야할 한 달 정도의 "바캉스(휴가)"를 즐겨야 하거든요. 사람들도 크게 뭐라 하지 않습니다. 이 휴가는 대통령의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사생활이거든요.
이정도면 프랑스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어느정도 이해될까요?
그럼 이제 다시 현재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개막식 위원회 예술감독인 "토마 졸리"가 어떤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다시 인터뷰 사진을 보죠.
이제 좀 이해가 되실까요?
프랑스 사람들은 상대방의 사생활 및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기 때문에,
커다란 다양성 속에 모두를 포용하고자 하는 것이 국가이념입니다.
이것을 tolerance, 즉, 관용이라고 해요.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pc주의 만한 것이 없죠. 그래서 LGBT가 개막식에 등장한 거에요.
한국은 이러한 이념에 적대적인 성향이 있어서 비판적인 댓글만 가져왔지만, 의외로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이념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도 정말 많으니깐 개막식에서 그런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거에요.
(물론 이 사람들이 허영심에 스스로에 대한 우월성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다만 하나 아쉬운 점은, 그 다양성에 동양인, 이슬람인들은 포함이 될 수 없었던 걸까요?
늘 느끼지만 프랑스 사람들의 다양성에는 자기들 인종 내에서의 다양성만 강조하는 것 같아요 (+ 흑인)
여러모로 모순이 있는 국가이지만, 이 모순마저 당연하다고 말하는 프랑스에 대해 이번 올림픽 논란을 통해서 다루어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참 남의나라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글이 조금이나마 프랑스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끝!